1. 기원
1960년대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브리더인 앤 베이커가 조세핀이라는 하얀 긴 털을 가진 고양이를 버미즈와 교배시켜 만들어낸 품종입니다. 랙돌은 '봉제인형'이라는 뜻으로 안아 올리면 몸에 힘을 빼고 축 늘어져 사람에게 몸을 맡기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역사가 짧고 앤 베이커가 '랙돌'이라는 품종명을 상표로 등록하고 2005년 이름의 사용권을 갱신하지 않을 때까지 브리딩계를 꽉 잡고 있었기 때문에 유전자풀이 굉장히 좁습니다. 현재 랙돌 유전자 중 40%가 앤 베이커의 랙돌 한 마리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알려진 종특 유전병은 없습니다.
2. 생김새
길고 단단한 몸통에 짧고 강한 다리를 가졌습니다. 체중은 2.5~10kg 정도로 중대형 종입니다.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한 얼굴형이며 이마는 편평합니다. 푸른 눈동자는 끝부분이 처져 귀여운 인상이며 코와 윗입술은 일직선을 그립니다. 꼬리의 길이는 몸길이와 같고, 걸을때 꼬리가 등 위로 올라갑니다. 장모종으로 약간 긴 길이의 겉털과 속털이 부드럽고 촘촘하게 나 있습니다. 또한 똥배가 특징인데 저체중인 랙돌도 뱃살이 도톰합니다. 그러므로 랙돌이 과체중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는 뱃살보다는 갈빗살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고양이들이 그렇듯이, 갈빗대가 있는 부분을 손으로 만져봤을 때 적절한 지방층 밑으로 갈비뼈가 만져지는 경우가 정상 체중입니다.
성장이 매우 느린편으로 생후 2~3년이 돼야 털의 무늬나 색깔이 완전히 자리 잡게 되며 생후 4년쯤 돼야 완전히 성장합니다. 털색깔은 일반적으로 몸통색은 흰색이나 크림색에 가까운 옅은색입니다. 귀, 코, 꼬리, 발은 밝은 갈색, 초콜릿색, 붉은색, 분홍빛을 띠는 회색, 옅은 청색 등의 다소 짙은색을 띱니다. 때로 발과 배는 흰 경우, 흰 다리와 흰 배를 가지며 얼굴에 거꾸로 된 'V'자형의 무늬를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분류 기준상, 랙돌은 몸통의 색상이 얼굴의 색상보다 연하며 턱은 하얗습니다. 이런 점에 착안해 고양이가 버만인지 랙돌인지 해깔릴때는 턱을 보면 된다는 속설도 있지만, 단순히 분류 표준에 들어맞지 않는 랙돌일 수도 있기 때문에 완벽한 구분법은 아닙니다.
3. 성격 및 특징
랙돌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이 안아주는 걸 좋아합니다. 인기종이 된 이유도 성격때문인데 주인을 반겨주고 따라다니며 안기는 걸 넘어 주인 품 안에 잠드는 걸 좋아합니다.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 버선발로 나와 집사를 반기는 모습은 영락없이 사랑스러운 개냥이입니다. 물론 모든 랙돌이 안기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느긋하고 온화해서 다른 사람이나 고양이, 개와도 잘 어울립니다. 평소에 매우 느릿느릿한 걸음걸이로 움직이며 공격성이 없는 편이어서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서도 키우기 쉬운 편입니다. 성격으로만 보면 개냥이 중 탑이라고 할 만합니다.
목욕시키기 어려운 고양이라는 말도 있는데 어릴때부터 교감해 온 경우는 혼자서도 목욕시키기가 가능합니다. 목욕 전 또는 털 말리기 시 도망가려 할 때가 있지만 잡아서 안아주면 얌전히 안깁니다. 장모종에다 이중모이기 때문에 털관리는 필수입니다. 고양이들의 털 빠짐은 모든 집사들의 감내사항이긴 하지만 털이 토끼털처럼 가늘고 길다 보니 털을 말릴 때 잘못하면 엉키기 쉽습니다. 고양이 미용은 워낙 어려운 일이다 보니 목욕 후 털말림과 꾸준한 빗질로 털관리를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거의 매일 철푸덕 바닥에 누워 자거나 뒹굴거리는 걸 즐기지만 (흔한 식빵자세조차 보기가 어렵습니다.) 집사와 교감하는 걸 지나치게 좋아합니다.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적당한 놀이활동과 교감은 빼놓지 말아야 합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도 애처롭게 집사를 호출하는 일이 잦습니다. 물론 모든 랙돌이 다 사람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세상 시크한 녀석들도 종종 있다고 하니까요.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종으로 충분히 매력스러운 성격이지만 털빠짐이 심하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중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이 있다면 반려묘로는 적절하지 않은 품종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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