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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우기 입양 전 고민해볼 후회할지 모르는 사항들

by 쌀고양이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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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요.

길가에 쫄래쫄래 따라오는 아기고양이를 만났거나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배를 보이고 발랑 누워 애교 떠는 성격 좋은 개냥이를 만났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고양이카페에서 데이트를 즐겼거나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거나 키워야 하나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있을 겁니다. 저 또한 지금의 반려묘를 만나는 과정은 우연한 기회에 찰나로 이루어졌으나 그전부터 아이들의 성화로 또 배우자의 바람으로 오랜 시간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날들이 있었고 당연히 다른 가족들에게 말은 안 했지만 특성이나 주의점에 대해 공부도 했습니다. 주저가 각오가 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집사가되고 나서 작은 생물에 대한 애정이 다른 동물에 대해서도 무한히 퍼져나가는 경험도, 사랑도, 행복도 채워가고 있으나 분명 감당해야 할 단점과 감내해야 할 사항들이 존재합니다. 저희 집 고양이를 입양하고 건강상태 체크와 접종을 위해 처음 동물병원에 갔을 때였습니다. 고양이를 무척 아끼신다는 원장님을 지인의 소개로 찾아간 거였는데 우리가 처음으로 키우게 된 반려묘인걸 아시고는 '털 빠지는 거 빼면 참 좋은데...'라며 고양이 털이 재앙이라도 되느냐 장점보다 단점을 꽤 오래 이야기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제 딴엔 큰 다짐으로 들인 가족인데 정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맞는 건지 서운한 마음도 들었었지만 지나고 생각해 보니 혹시 단순한 호기심으로 입양하고 힘들어 파양 해버릴까 봐 단점들을 미리 일러주신 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와 같은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고양이 입양 전 알아두어야 할 후회 할지 모르는 일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1. 알레르기가 있지는 않은가요?

제일 중요한 점입니다. 저는 딸아이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데 입양 후 한참 후에 알게 되어 곤란했던 적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검사 결과를 듣고 이미 식구가 된 고양이를 다른 곳으로 보낼까 봐 전전긍긍, 눈물을 뚝뚝 흘리던 아이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생명의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단계의 알레르기는 아니었고 그동안도 별 탈 없이 잘 지내왔기에 별다른 조치를 하진 않았지만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조금 거리를 두도록 합니다. 이미 정든 아이를 다른 곳으로 떠나보낸다는 건 가족들에게도 고양이에게도 큰 상처입니다. 본인이 또 가족이 고양이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진 않은지 제일 먼저 체크해보셔야 합니다. 건강이 제일 중요한 문제니까요.

2. 공간이 필요해요.

고양이는 영역동물입니다. 강아지들처럼 울타리를 놓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구역을 정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모든 영역을 탐구하길 좋아하며 사람손이 닿기 힘든 곳도 잘 올라다니고 좁은 곳도 잘 숨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한데 보통 수직공간을 좋아하므로 캣타워는 필수라고 보면 됩니다. 캣타워, 화장실, 장난감, 해먹, 식기와 물그릇 등 필요한 물건들을 채우다 보면 이아이도 가족으로 꽤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공간을 할애할 준비를 하셔야합니다.

3. 지독한 화장실 냄새

사실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몸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아파서 그루밍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햇살 좋은 곳에서 그루밍을 하며 본인의 몸단장을 하는 게 일상이고 고양이 침에는 탈취 성분이 있다고 하니 흔히들 말하는 누린내(?) 같은 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화장실 냄새는 지독합니다. 고양이가 육식동물이다 보니 사료를 주식으로 삼는다고 해도 단백질 성분이 주라 대소변냄새가 심하고 청소를 해도 냄새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특성상 대소변을 보고 냄새를 감추려 모래에 열심히 묻기는 하지만 제때에 청소해 주는 것이 최선이며 화장실이 더러울 경우는 밖에다 실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돌아다니며 털 뿜는 기계를 들이는일

누군가가 고양이는 털 뿜는 기계라고 했는데 집사라면 정말 공감하게 되는 말입니다. 품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양이라면 일단 털 빠짐은 각오하셔야 합니다. 모든 집사에게 물어봐도 고양이 단점이 첫째도 털, 둘째도 털이라는 데는 의견이 같습니다. 종이나 빨래, 옷감, 가방 위에 올라가 앉는 걸 좋아하는데 앉았다 일어선 자리는 털옷을 입고 있습니다. 집사는 고양이와 똑같은 털옷을 입는다는 게 영 틀린 말은 아닙니다. 청소를 게을리하면 어느 구석에선가 폴폴 날아와 굴러다니는 털뭉치를 보는 일도 어렵진 않습니다. 저희 집 고양이는 하얀색이라 식구가 된 이후 검은색 옷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 털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가늘고 부드러워 달라붙기도 쉽고 날아다니기도 쉽습니다. 옷이며 소파, 이불, 심지어 음식에도, 외출 시 돌돌이를 열심히 했음에도 어느 한구석에 한가닥 따라오는 일도 허사입니다.

5. 가구와 물건의 망가짐은 다반사

소파와가구 벽지 등 발톱에 걸리는 모든 것이 스크레쳐의 대상이 됩니다. 다행히 저희 집 고양이는 어렸을 때부터 벽지는 물거나 긁지 않았지만 소파는 산 지 얼마 안돼서 발톱자국이 선명해졌고 택배박스란 박스는 모조리 뜯어먹으며 아이방 의자와 가방까지 스크레쳐 대상이 되었습니다. 워낙 침범하지 못할 구역이 없다 보니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앞발로 톡톡 쳐 떨어트리기 일쑤이고 좁은 곳에 들어가다 입구에 있는 물건을 쓰러트려 넘어질 때도 있습니다. 멋모르고 화분을 거실에 옮겨두었다가 온통 흙바닥이 된 적도 있습니다. 가구다리나 벽에 스크레쳐를 붙여놓거나 언제나 스트레스 해소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도록 스크레쳐를 충분히 마련해 놓으면 좀 덜할 수는 있으나 어느 정도의 훼손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6. 오랜기간 외출의 어려움

고양이들이 강아지들에 비해 혼자 있기를 잘한다거나 손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양을 생각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들도 외로움을 느끼며 분리불안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하루 중 잠자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패턴화 된 생활에 적응했을 때는 집사를 기다리는 시간도 혼자 잘 기다리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하루 중 약속되어 있는 시간 중일 뿐이고 여러 날 집을 비운다던지 오랜 외출을 할 경우 혼자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특성상 낯선 지역에 동행하기도 어려우므로 집으로 방문위탁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두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외로움에 몸부림치다 물건을 망가뜨려 놓거나 무기력한 모습으로 우울감에 빠진 고양이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점들은 많습니다. 반려동물을 들이는 일은 평생 돌보아야 할 가족을 들이는 일이니 경제적인 지출이나 돌봄에 필요한 노동력등은 따로 부각하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들의 평균수명은 10년에서 길게는 20년입니다. 보통은 15년은 함께 산다고 생각해야 하니 좋지 않은 점도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단순히 귀엽다는 이유로, 키워보고 싶다는 이유로 덜컥 입양을 하고 또 쉽게 파양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집고양이로 길들여진 아이들은 길에 유기되면 로드킬이나 영역싸움, 인간의 학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살아가기가 힘듭니다. 물론 제가 고양이를 키우고 느낀바로 저에겐 모든 게 용서될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임이 분명합니다만 몸도 마음도 상처 입고 사라지는 고양이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입양을 앞두고 고민하는 분들이 앞서 충분히 알아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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